내일은 우리 아들 지호의 생일입니다. 2001년 9월 19일에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9.11 사태 1주일 뒤에 세상에 나온 아들입니다. 돈 없는 아빠만나서 영국의 맛도 보지 못하고 갓난쟁이 때 한국으로 왔지요. 지나온 시간들 이런 저런 어려움도 많았지만 감사할 것이 참 많네요.
첫째,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부모님으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아보지 못한 제가 아들에게는 생일 선물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저는 야구 글러브를 선물할 예정입니다. 이미 구입 완료. 아들과 매일 야구를 할 계획입니다. 저 멋있지요? ...
둘째, 딸도 오빠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네요. 사이좋게 자라는 둘의 모습이 참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11월에 있는 자기 생일을 위한 사전 준비는 아니겠지요?
셋째, 덕은 교회의 제일 연장자 되시는 91살의 전영예 집사님께서 아내의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셨습니다. 2만원이었습니다. 만원은 지호, 만원은 지은이 주라고.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생일을 매년 기억하셔서 해마다 1만원을 챙겨주십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목사의 자녀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챙겨주시는지 눈물이 핑 도네요. “나와 내 가족이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사는구나!” 절절히 깨닫는 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