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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나눔 > from김관성목사
준비 해야 할 것들
관리자 15-12-28 15:54 25118

어제는 경기도 광주, 사랑의 교회에서 열리는 해븐리 워십에서 설교를 했습니다. 설교 전에 부 목사님과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와 연배가 거의 비슷하셨습니다. 신학 수련과 목회 훈련을 마무리하고 단독 목회를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저에게 질문을 하나 주셨습니다. “목사님. 개척을 하기위해서 목회자가 제일 먼저 준비 되어져야 할 부분이 무엇일까요?”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목회 경력이 어느 정도 되는 분들이 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만 주신 질문이기에 제가 느낀 것을 몇 가지 말씀을 드렸습니다.

첫째, 목사님. 저도 저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한 것이 있었습니다. 공부나 목회 준비에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목회 현장에 나가보니 꽤나 도움이 될 것 같았던 것들이 거의 무용지물이더군요. 소위 먹혀들지 않더라는 말이지요. 목회 현장을 피상적으로 분석했든지, 준비가 덜 되었든지..., 목회가 뭔지에 대한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든지, 그 어느 지점에 제가 놓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갈등과 번민의 끝에서 저는 목회자 자신이 죽을힘을 다해 준비해 놓은 것으로는 목회를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목사님에게도 동일한 경험들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둘째, 나름 준비해 놓은 것들이 먹혀들지 않으면서 ‘왜 이렇게 목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이 깊어 갔었지요. 그런데 그 맘속에는 저의 종교적 야욕과 야망이 도사리고 있더군요. 쉽게 말해서, 목회를 통해서 승부를 내고 싶은 갈망과 열망이 열정적인 비전과 치밀한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저의 내면에 멋지게 포장되어 있었다는 말입니다.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나선 길이라고 선전했지만 알고 보니 저 자신의 영광 성을 가능하면 빠른 시간 안에 쌓아보려는 심리가 존재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목회 이전에 이것부터 분쇄 시키려 작정하신 것 같았습니다. 목사님의 꿈과 비전이 물거품이 되는 시간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때 너무 당황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시간표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 확실한 표식입니다.
셋째, 이제 점점 나 자신의 준비 상황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정리되고 나니 묘한 평강이 찾아오더군요. 주님께서 하시는 목회에 하나의 도구로 등장하고 있는 존재들이 목회자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도구는 자기 생각이 없습니다. 컴퓨터나 빗자루를 생각해보면 간단하지요. 주인이 사용하시는 용도에 따라 역할이 주어질 뿐입니다. 초라한 자리로 내 몰리더라도 억울한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제대로 가시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목회자 자신이 가진 객관적 실력에 따라 주님의 몸 된 교회가 크게 일어나거나 망하거나 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일찍 자각할 수 있다면 목사님에게 더 큰 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넷째, 이것은 조금 위험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저의 느낌을 말하는 것이기에 과감히 해보려 합니다. 목사님. 하나님께서는 목회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시기 보다는 목회자에게 관심이 더 많으신 것 같습니다. 목회 현장은 목회자를 온전한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빚어 가시는 훈련 장소라는 말이지요. 훈련은 빡세고 힘든 법입니다. 쉽게 할 수 있는 목회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수많은 시간과 사건을 만나시게 될 겁니다. 하나님을 간절히 찾아보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는 상황을 만나시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 상황 속에서 목사님 자신의 인격과 성질머리가 얼마나 개차반이었는지 확인하시게 될 겁니다. 저의 경우에는 믿음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더군요. 총체적인 부실 덩어리가 겁도 없이 목회 현장에 뛰어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이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목사님께서도 이런 자리로 초대받아서 자기 자신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섯째, 마지막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재정 상황이 어려워지고, 교인들은 마음을 몰라주고, 함께 나선 가족들은 지쳐가고, 하나님은 불러도 대답 없는 그대가 되는 상황에서 조차 하나님의 신실함을 의심하지 않는 자리로 가십시오. 하루아침에 그 경지에 갈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럴 때 마다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십시오. 십자가는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믿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경험을 할 때 느끼는 절망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마틴 루터가 이런 말을 했다지요. “신학자는 이해와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가 아니라 삶과 죽음과 저주받는 것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어디 신학자 뿐 이겠습니까? 목회자의 길도 마찬가집니다. 험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과하지 않은 신학과 신앙은 또 다시 의구심과 절망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기십시오. 목회를 통해서 체험케 될 시련과 아픔이 결코 화가 되거나 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보다 멋지신 분이십니다.
목사님. 결국은 잔소리가 되었네요.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없어서 많이 미안합니다. 평안하십시오. 우리 주님은 신실하십니다. 그 사실 하나만 기억하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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