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요한복음 18장 33-36절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가 요즘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마음대로 사람들도 만나지 못하고, 예배당에 나와서 뜨겁게 찬양하거나 기도하지도 못하고, 가고 싶은 여행도 자유롭게 갈 수 없다. 이럴 때 몸도 마음도 지치고, 일상이 의미 없게 느껴지고, 영적으로도 침체될 수 있다.
그래서 9-10월에는 은혜의 수단에 대하여 나누며, 그것을 마음에 새겨,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충만하길 바란다.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고백서를 보면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수단’으로 ‘말씀, 성례(성찬과 세례), 기도’ 3가지를 언급한다. 여기에 몇 가지 더 추가하여 말씀을 전할 것이며, 처음에 나눌 은혜의 수단은 하나님나라에 관한 것이다.
본문 말씀은 예수님께서 잡히신 후 빌라도 앞에서 심문 받는 내용이다. 예수님께 ‘네가 왕이냐’고 거듭 질문하는 빌라도에게 예수님은 엉뚱한 대답을 하시는 것 같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느니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36절)
예수님은 ‘나라’라는 단어를 반복하시면서 ‘내 나라는 세상이나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다’고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땅이라는 영토와 유대인의 혈통, 로마제국의 황제라는 세상 권력과 로마 식민지라는 현재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라’는 희브리어로는 말쿰, 헬라어로는 바실레이아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모두 두 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역과 영토라는 의미와, 통치와 왕권의 행사를 의미한다. 예수님 사역 당시나 현재 유대인들의 문헌에도 ‘나라’의 의미는 주로 통치한다, 왕권을 행사한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그러니까 빌라도가 ‘왕이냐’는 질문에 예수님께서 ‘나라’로 대답하시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지금 하나님나라에 대해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로마 황제도 간섭할 수 없는, 유대인 지도자들이 기득권으로 위세 떠는 나라가 아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하나님나라를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예수님께서 말씀 전하기 시작할 때 가장 핵심적인 주제가 하나님의 나라였다. (막4:15) 제자들에게 8가지 덕목을 말씀하실 때도 하나님나라로 시작하고 마무리 하신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의 그들이 것~/ 의를 위하여 핍박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마5:3,10) 천국은 하나님나라 하나님 통치를 뜻한다. 부활하셔서 40일간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내용도 하나님나라에 관한 것이다.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행1:3)
바울은 감옥에서도 하나님나라 전파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행28:31) 바울 사도도 전 생애를 하나님 나라에 초점을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하나님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축복임을 알린 것이다.
바울은 감옥에서 골로새교회 성도들이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겨 졌다고 알려 주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에서 살도록 옮겨 주셨다. 우리가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코로나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고 있지만 하나님나라에 사는 백성들이다.
베드로 사도를 통해서도 알려 주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나니 곧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간직하신 것이라”(벧전1:3,4) 하나님께로부터 다시 태어난 우리는 대한민국 법의 테두리 안에 갇혀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며 하나님나라에 간직된 자로 살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지금 당하는 여러 가지 불편함과 어려움이 다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하나님나라에 소속된, 하나님나라에서 사는 백성들이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계시록에서 보여 주시는 영원한 하나님나라도 알고 살아가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이웃들이 우리를 볼 때 땅의 나라의 모습만 보이면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우리는 불의, 불공평, 편견, 편애, 착취, 억압이 있는 곳에 살지만, 지금의 상황과 환경을 뛰어넘어 하나님나라를 보이며 알리며 살아가는 하나님나라의 사람들이다. 우리는 하나님 통치를 받으며 하나님나라에 사는 백성들답게 고린도전서 6장 9-10절을 기억하며 살아가길 축복한다.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 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
요한복음 18:33~36 18장 33 이에 빌라도가 다시 관정에 들어가 예수를 불러 가로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34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는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뇨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하여 네게 한 말이뇨 35 빌라도가 대답하되 내가 유대인이냐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으니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36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기우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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